언어치료학사전소개

사전편찬은 3D 작업이다.

사전편찬은 3D 작업이다.

 

3D 직업이라는 말이 있다. 어렵고(difficult), 더럽고(dirty), 위험한(dangerous) 직업을 나타내는 말이다. 그러나 요즈음에는 또 다른 의미의 3D 직업도 있다. 3차원이라는 개념으로 컴퓨터 그래픽이 들어가는 고급 정보의 직업으로도 사용되기도 한다. 여기서는 앞에 언급한 3D 개념이다. 

 

사전편찬이 어렵다는 것은 긴 세월과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그 기간동안 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진 인내심과 항상심을 요구하며, 재정적 출혈도 요구된다. 새로운 학문적 용어는 과학의 발전과 더불어 항상 생겨나고, 융합적인 학문일수록 관련 분야의 용어들이 도입되고, 그와 일관성을 맞추어 가야 하는 일이다. 

 

초판을 준비하는 과정은 언어치료학이란 학문이 우리나라에 도입되는 초기라서 가르칠 교재도 부족하고, 용어의 정립도 안 되어 있던 시기였다. 이런저런 여러 사전을 편력해도,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부족하였다. 이러한 시대적 제한점과 내가 해야 할 강의와 학회운영, 연수회 개최 등으로 사전편찬에 집중할 시간을 도저히 가질 수 없었다. 첫 안식년은 누리지 못하였고, 12년이 지난 두 번째 기회에 안식년을 얻어 사전편찬에 몰두하게 되었고, 헌신적으로 돕는 대학원 조교도 나의 집 연구실로 출근하게 하여 마무리를 짓고 초판이 탄생되었다. 거기에 따른 재정적 도움을 학술재단으로부터 받고자 담당자를 찾아갔으나, “아직 역사가 깊은 분야도 사전이 없는데 신생 분야에서 .....”하는 태도였다. 10년 후 2판 출간 때에는 이미 초판이라도 있지 않습니까?”한다. 그래서 국가적 도움받기는 영원히 포기하기로 하고 우리 자력으로 해 나간다.’는 자립심이 발동하였고, 비싼 사전을 사는 것으로 후원한 후학들의 따뜻한 마음으로 여기까지 왔다. 감사한 일이다.  

 

또 한 가지는 교수들이 자기 관리해야 하는 것 중의 하나가 연구점수이다. 논문 1편이면 100점이다. 2판 출간 후 받은 사전에 대한 연구점수는 30점이었다. 연구점수에 연연해서 살아온 것은 아니지만, 10년 동안에 걸쳐서 1,200쪽의 양과 거기에 바친 열정과 재정적 희생이 깃든 산물에 대한 보상치고는 너무 미미하다. 연구만 했다면 1년에 한편만 내어도 10년이면 1,000점이다. 

 

이러한 경험에 의하여 3판 준비 기간에는 생산적인 연구에 임하는 제자들에게는 선생님을 돕지 않아도 괜찮으니 마음의 부담을 가지지 말고 생산적인 연구에 임하라고 부탁했다.

 

2019.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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