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치료학사전소개

베스트셀러의 허상

 

 

베스트셀러의 허상

 

가까운 친구와의 대화에서 내가 저술 또는 번역하여 출판한 책이 OO권이라고 하니, ‘저작권료도 상당하겠네.’라고 하였다. 나는 1982년 출판사에서 500권 인쇄했다고 하면서 50권의 책을 받은 것이 내가 받은 출판 첫 저작료 경험이다. 그 이후 그 책에 대한 판권료는 없었다. 받은 책은 지인들에게 자랑거리로 돌려야 하니 내 주머니 불림과는 관계가 없다. 책을 쓰자면 원고지도 사야 하고, 주위의 여러 사람들의 도움도 받아야 했으니 밥이라도 한 번 먹자고 하여야 하나 그 돈은 나의 호주머니에서 나와야 한다. 지금은 출판사에서 잘 계산하여 현금으로 입금하여 주지만 밤잠 자지 않으면서 수고한 대가로는 미미한 수준이다.  

 

사람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소설류의 책은 몇 백만 부 팔렸다느니, 저작료가 몇 억이라는 등 언론의 관심도 받으나, 대학교재와 전문서적은 그렇지 못하다. 독자가 제한되어 있다. 신생 학문분야일 수록 더욱 그러하다. 출판사와 그 책에 대한 계약 기간은 일반적으로 5년이다. 5년이면 그 책의 유효기간이 끝난다는 말이고 새로운 지식으로 채워야 된다는 뜻이다. 밥으로 말하면 식은 밥이 다 되었다는 말이다. 그 기간 안에 출판사도 이익을 내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내가 대학 시절에 유명했던 대학교재 출판을 전문으로 한 출판사들이 지금은 이름조차 없다. 오래 버티지 못하는 모양이다. 

 

언어치료학사전 3판을 출판하려고 제자들에게 운을 떼보니 종이책 출판을 영 환영하지 않는다. 지금 대학 강의실에서 교수가 책을 소개하고 권할 수도 없는 환경이란다. 학생들로부터 커피 한잔도 받아먹지 못하는 분위기란다. 그래도 애써 만든 사전이니 대학도서관에는 소장 비치되어야 할 것이고, 그래도 책을 자기의 서재에 채우고자 하는 열심 학생과 연구자들에게는 소장의 기회도 주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에서 최소 부수로 출판한다. 전문서적에는 베스트셀러라는 말 자체가 허상인 것이다. 강의교재 이외에도 우리 분야에서 출간되는 서적들을 사 주어야 이 분야가 활기차게 계속 발전하게 된다. 식은 밥보다는 더운밥이 더 맛있다. 후학들이 이 원리를 많이 실천해 주기를 희망한다.

 

2019.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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