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약돌 이야기

말의 씨앗

씨앗 4: 말의 씨앗

 씨앗: 말의 씨앗

 

   어떤 왕조든 마지막 왕은 놀기를 좋아하고, 공정한 정치를 게을리 하며, 국민들을 돌보지 않으며, 왕비 외에 좋아하는 여자들이 수 백 명이라는 등의 이야기를 흔히 말하곤 한다. 신성로마제국도 다른 왕조들에서 마지막 왕들이 보인 망국의 증후가 있었는지는 모르나, 신성로마제국의 마지막 황제인 프리드리히 2세(제위 1215~1250)는 7개 국어를 자유자제로 구사하였으며, 언어학에 호기심이 있어서 어느 나라 말이 인류 최초의 ‘말의 씨앗’이 되었는지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건강하게 태어난 아기를 인적이 없는 곳에서 유모를 붙여 기르게 하고, 젖을 주고 돌보기는 하지만, 아기에게 말은 한마디도 절대 하지 못하도록 엄명하였다. 한편으로는 각국의 언어학자들을 모아 놓고 그 아기가 최초로 하는 말이 어느 나라 말인지를 알아보도록 하였다. 불행하게도 아기는 말을 하기 전에 죽어서 어느 나라 말이 온 세계 언어들의 씨앗이 되었는지는 확인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아기가 건강하게 자랐다고 하더라도 그 아기는 말을 산출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말을 배울 수 있는 능력은 선천적으로 가지고 태어나지만, 말을 산출하게 되려면 충분한 언어적 자극을 통해서 상호작용하며 배워야 한다. 예를 들면, 한국인 아빠와 엄마가 미국에서 아기를 낳고, 한국말을 하지 않고 영어만 한다면 아기는 영어를 배우게 되는 원리이다. 그 아기가 한국인의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났지만, 그 아이가 내는 언어 산물은 그 환경에서 사용하고 있는 언어라는 것이다. 말은 수없이 듣고 연습하고 실패하고 또 연습한 결과 이루어진 후천적 성과이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나오는 선천적인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사용되는 ‘말이 씨알이 된다.’는 속담이 있다. ‘말이 씨알이 되어 ….가 되었다’는 형식이다. 이때의  말은 의미론적으로 하는 말이다. 말을 부정적인 의미로 마구 사용할 경우에, 그 말이 씨앗이 된 결과로 부정적인 열매로 맺혀졌다는 뜻이다. 우리 조상들은 말 속에 어떤 힘이 있고, 그 힘이 모여 싹이 트고, 결과적으로는 그 한 말처럼 좋은 말은 좋은 것으로, 좋지 못한 말은 좋지 못한 것으로 열매 맺어진다는 것을 경험적 믿음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이전글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