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약돌 이야기2

4. 자격증은 최소의 기준이다

 

4. 자격증은 최소의 기준이다. 

 

우리 분야의 자격증은 <언어치료사>라는  이름으로 민간자격증으로 시작되었다. 1991년 한국언어치료학회장 이름으로 발행된 것이었다.

민간자격증은 개인 혹은 단체가 발행하는 자격증을 말한다. 그것을 인정해 주는 사용자가 믿고 자격증 소지자를 채용하는 것이다.

 

그후 자격증 공인제도가 생겼다. 민간자격증이 여러 분야에서 생겨나니 국가가 그중 어느 기관이 발행한 자격증을 인정해 준다는 의미이다. 우리도 한번 신청을 하였었다. 그러나 이해당사자들이 여럿이 있다보니 의견의 차이가 생겨서 공인자격증을 받으려는 노력을 중단하였다.

 

약 20년이 지난 뒤에야 국가자격증으로 받게 되었다. 이 자격증을 감독할 정부 기관으로 교육부가 할 것이냐 보건복지부가 할 것이냐 하는 두 정부기관 사이에 서로 맡지 않으려는 핑퐁식의 태도가 여러 해 동안 계속되어서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보건복지부에서 맡기로 되었으나,  보건복지부에는 크게 의료분야와 복지분야로 업무가 나누어져 있어서 언어치료라는 용어 속에 있는 치료라는 용어로 인해 의료분야에 속하게 된다는 염려로 언어재활사라는 자격증 이름으로 고쳐서 복지분야에서 맡게 되었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치료라는 용어는 의료분야에서 사용하는 치료의 의미보다는 교육적인 활동이기 때문에 오해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언어치료사들중 50% 이상은 공립학교에서 언어치료교사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치료교사라는 이름으로 특수학교에서 교사로 역할을 하였으나 지금은 치료교사 제도자체가 없어졌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미국에서는 언어치료사가 학교 시스템에서 일하는 것으로 시작하였으나, 우리나라에서는 교사가 될 수 있는 제도 자체가 없었으므로 사설 크리닉 혹은 장애인복지관 등 학교 이외의 기관에서 시작되었다. 나는 학교 시스템에서 교사로서 언어치료교사 제도가 있으면 취학 연령에 해당되는 모든 장애인들이 국가에서 제공되는 교육제도 내에서 무상으로 유치원에서 고교 졸업시까지 언어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지 않느냐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최근에 병원직군 언어재활사 자격증에 대해서 의견이 있는 모양이다. 이 문제에 대한 나의 의견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자격증이란 이런 일을 하는 전문가가 이런 일을 하기 위해서는 이런 학문의 기초를 몇년간에 걸쳐서 이수하고 그 기초 확립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여기에는 이 전문가가 어디에서 일하던 그 일을 하기 위한 준비도에 대한 시험인 것이다. 병원직군을 위한 자격증이란 장소에 관한 이야기이다. 일하는 장소의 필요에 따라 자격증을 만든다면 아마 수없이 나누어지게 될 것이고, 이는 우리 분야를 둘로 가르는 행위이다.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 장소가 있는가? 자격증이란 최소의 기준이다. 더 잘 준비된 인재를 뽑는 것은 사용자의 몫이다. 그 일을 왜 우리가 할려고 하는가? 이 제자는 당신에게 적당하고 이 제자는 좀 그러 하네요..... 왜 이 일을 제자들을 키운 선생이 하려고 하는가? 열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 없다고 하지 않은가? 제자들을 나누는 행위는 우리 스스로 하지 않음이 좋다.

 

둘째는 자격증 종류가 생기자면 그 자격증을 위한 시험을 관리해야 하는 일과 응시인원 수가 충분해야 한다. 시험관리에는 많은 경비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시험문제 출제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내가 언어재활사 시험 관리 책임자로 일할 때 1급과 2급 시험이 무엇이 다른가 하는 문제로 시험 주관기관에서 시험문제 출제의 어려움과 응시인원에 대해 어려움을 토로한 적이 있었다. 이미 우리는 자격의 질적 요건에 따른 두 급수의 자격증이 있다.

 

셋째 우리 스스로 충분 조건을 갖추도록 노력하자. 먼저 언어치료에 임하는 선생님 자신이 어떠한 자세로 언어장애인을 대하느냐 하는 마음과 철학이 중요하다. 나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살면 되겠나?'하는 자기를 성찰하는 마음을 빨리 깨닫게 되면 그때부터 좀 더 진지한 자세와 삶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앞으로 여러 대학들이 입학생 수에 급급하게 될 때가 되어 가고 있다. 양질의 제자를 얻어서 양성하는 일은 교수들의 일이다. 이런 때일수록 이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마음 자세는 더욱 중요한 요인이 된다. 최소기준에 더하여 충분조건을 갖추어 가고자 하는 마음들이 모여지기를 기원한다. 충분조건은 평생에 걸쳐서 갈고 닦고 번뇌하면서 쌓아가야 되는 것이다.

 

2019.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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